이권섭 49재 후기

	2월 28일 토요일 오후 착잡한 기분으로 이 동문의 49재가 열리는 보광사로 갔다. 이 군과는 학교 다닐 때 별 면식이 없었고 졸업후에 소모임 석상에서 두세번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왜 이리 마음이 덜 좋을까 ? 망자를 위한 모든 의식은 실은 산사람을 위한 것이다.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은 떠난 이 보다 스스로를 생각하기 때문일게다. 50대 초/중반이라 하나 아직 사회생활 너끈히 할수 있음에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몰려나 뭔가 벌리다가 잘 안되고 그러다가 극단의 길을 택하는 것이 남의일 같지 않으니 우울해 지는 것이다. 벽화장 승화장 근처의 보광사는 생각보다 큰 절이다. 원래도 꽤 꼴이 잡혀 있은듯 한데 요즈음 유행대로 불사가 연이어 이제 상당한 규모의 사찰이 되었다. 오후 4시 즈음하여 분승한 동문들이 속속 도착하여 재가 열리는 대웅전에 들어갔다. 불교의식은 잘 모르니 스님 독경하는 소리 멀쩡히 듣다가 일어나라면 일어나고 절 하라면 하는 수 밖에. 재가 끝나고 망자의 옷과 상복을 불태우는 것으로 이군과 이승에 있는 우리와의 영이별식은 끝이 나버렸다. 차마 이군 부인에게 무어라 이야기를 건넬 수 없는 가운데 이군이 남긴 자녀 - 딸과 아들을 보니 자식농사는 잘 지었는 지 모두 훤칠하다. 우리가 부의금을 얼마간 걷어 주었지만 이 아이들 직장을 알선해 줄 수 있으면 그것이 가장 크게 돕는 것 아닐까 ? 이 글 읽는 동문 여러분들 중 기왕 사람 쓸 일 있으면 생각해 보시라. 연락처의 상세사항은 공개장소인 본 게시판은 곤란하고 하여 오늘자 (3월 2일) 회보에 적어 넣거니와 저장을 해 놓지 않았다면 본좌에게 연락 주기를 아들은 군에 다녀와 복학 대기중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한다고. (사회과학전공) 딸은 2003 년 모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니 여러분들 직장에 사람 뽑을 일 있으면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를. 이날 49재에 간 동문은 ; 양무일, 송희대, 이병하, 채희선, 배종화, 김영복, 김성환, 윤상문, 오병연, 최석훈 등 10 명이다. 부의금은 모두 45 명이 402 만원을 보내 주었다. (부의금 명단은 낸 사람 각자에게 확인 통보하여 주었다) 대변인 추기 잡담 : 돌아 오는길-알펜호프에서 모이기로 하고 각자 출발하는 데 본좌는 윤상문군 차에 타고 네비게이션을 맡았다. 녹번에서 불법 유턴 하여 구기터널까지는 기가 막히게 빠졌으나 이북오도청 지나서 잡담하다가 그만 다른 터널로 빠져버렸다. 자하문 터널 빠지면 진행방향 오른 쪽에 도상/경복 왼쪽에 청와대 뒷산이 보여야 하거늘 왼쪽에 보이는 것은 엉뚱하게 국민대학 ! 헤아려 보니 북악터널로 잘못 진입한 것이었다. 본좌의 정신을 흐리게 한 그 잡담에 나오는 주인공은 동문 모군으로 마침 동남아로 나갈 일정이 잡혀 이날 같이 가지 못했다. 이 사람 평소에 별 도움이 안 되더니 자리를 비우면서 잡담의 주제로 나와서까지 방해를 하다니... 정릉 -미아리 일대의 교통혼잡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불과 수 km 를 1시간 반 넘게 묶여 있었다. 그러다가 내부순환도로를 올라타 논현동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 여분. 서울의 교통이 어떤 정도인지 실감 할 수 있었다.
	2004-03-02 13:04:49 / 211.54.9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