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이

역류성 식도염

	건강시리즈(151) 역류성 식도염 한국인의 식생활은 변해도 아주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햄버거, 피자, 치킨 등 서구화된 음식이 없었는데 이제는 온통 인스턴트 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으며 많이 먹던 잡곡밥, 나물반찬의 소비는 줄고 빵 등의 밀가루 음식, 고기(육식)를 즐기고 있다. 이렇듯이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위와 가슴이 쓰리고 이따금씩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런 증상을 「역류성 식도염」이라 하는데 위 안에 있던 강력한 위산과 펩신(단백질을 분해시키는 소화효소)이 위와 식도 사이의 분문(괄약근)을 넘어 식도로 이동해 생기는 질환이다. 위에는 항상 끈적끈적한 점액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 점액이 위 점막을 덮어서 강한 위산과 펩신으로부터 위를 지켜주고 있다. 그러나 식도는 그렇지 못하다. 위산이나 펩신이 위로부터 넘어오면 식도 점막은 타는 듯한 자극을 받고 환자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대개는 상복부, 또는 가슴부위에 쓰리고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때로는 위산이 목(인후두부)까지 넘어와 목이 쉬고 칼칼한 느낌을 줄 수도 있으며 위산이 기도나 기관지로 흘러 들어가면 반복적으로 기침이나 천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양에 흔한 질환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속쓰림 등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40%까지 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년 전만 해도 역류성 식도염이 무척 드문 질환이었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슴 쓰림과 위산 역류 증상 기준으로 본 국내 위∙식도 역류 질환이 2001년 3.5%에서 2006년 5.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시경으로 관찰되는 역류성 식도염 소견도 1996년 3.5%에서 2011년에는 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치료법은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우선 잘 때 높은 베개를 이용해 상반신을 약간 높여주면 도움이 된다. 흡연자라면 당장 금연이 필요하다. 담배는 식도 아래 부위의 괄약근 압력을 느슨하게 해 위 속 음식물이 쉽게 올라오게 하기 때문이다. 살찐 사람이라면 정상 체중으로 줄이도록 하며 또 평상시 몸에 조이는 옷은 피하고 가급적 편안한 옷을 입는 게 좋다. 식사 시간은 20~30분 정도로 여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 밥을 빨리 먹으면 공기를 위 속으로 같이 삼키게 되어 위가 쉽게 부풀게 되고 이렇게 위가 확장되면 위산을 식도 쪽으로 밀어내서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녁식사는 초저녁에 일찍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취침 전 3시간 안에는 저녁식사나 간식 섭취는 안 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에 먹은 음식은 오랫동안 위 안에 머물고, 특히 새벽 2~4시 사이에 우리 몸에서 강한 산을 분비시켜 속을 쓰리게 하고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식사 후 바로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도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탄산음료, 카페인 음료도 위∙식도 역류를 생기게 하므로 적절히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기름기 많은 음식도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의 힘을 느슨하게 하여 위∙식도 역류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하는데 운동촉진제와 함께 위산분비억제제를 처방 받는다.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계속되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로 넘어가면 만성기침이 생기거나 목이 쉴 수 있고 후두염이나 천식 등을 유발한다. 또한 식도가 오랜 시간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에 궤양이 발생해 협착이 생기거나 식도와 위 경계부위의 식도 조직이 위 상피세포처럼 변하는 바렛식도(barrett's esophagus)가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오래 지속되면 식도암을 유발한다.
	2014-10-31 13:28:36 / 221.153.137.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