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龍樵夫

권태사묘(權太師墓)

첨부화일1 :		지도-다음-능동 권태사 금계재사.jpg (231522 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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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글이 이 초부의 블로그에도 있다. http://blog.daum.net/robustus/16887647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이제 능동재사를 나와 권태사묘(權太師墓)으로 간다. 묘역(墓域)은 재사(齋舍) 맞은편 산줄기다. 그런데 능동재사 북쪽에 ‘풍산 유씨’ 금계재사(金溪齋舍)가 있고, 그 재사 또한 권태사 묘역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상세한 내용은 산소에서 말하기로 하고 지도부터 보자. 사진: daum 지도에 표시한 능동재사, 금계재사와 권태사 묘역 능동재사 건너편 오솔길을 약 2-3분 걸어 올라가면 산소 셋이 나오는데 맨 위가 권태사 묘다. 사진: 권태사 산소 전경 문인석과 망주석 각 한 쌍을 동서로 배열하고 가운데 상석을 놓았다. 봉분 바로 앞은 돌로 보강하여 한 단 높였고, 비석은 산소를 마주 한 쪽에서 볼 때 오른 편인데, ‘고려삼한벽상삼중대광아보공신권행묘 (高麗三韓壁上三重大匡亞父功臣權幸墓) 라고 쓰여 있다. 亞父는 ‘아보’ 라고 읽어야 할 것 같다. 아님 말고. 묘(墓)를 볼 때는 앞보다 뒤편에서 산소와 조망을 함께 하는 편이 좋다. 사진: 산소 뒤 용맥(龍脈)이 흘러 오는 곳에서 바라 본 묘역. 빛이 좋지 않은데 인터넷에 권태사 치면 좋은 사진 많이 나오니 그걸 참고하면 될 것이다. 산소 좌향(坐向)은 서애 유성룡이 지은 권태사 비문에 감좌이향(坎坐離向) 이라 했고, 그냥 봐도 그렇다. (*)감좌이향(坎坐離向); 감(坎)은 337.5에서 22.5도 사이 즉 대충 북쪽, 이(離)는 157.5 도에서 202.5 도 사이 대충 남쪽이니, 결국 북에 앉아 남을 바라 본다는 뜻인데, 이쪽 계통은 왜 쉬운 말 놔 두고 쓰지 않는지? 산소의 형국은 천등산 주봉이 흘러내려 만든 옥녀단좌(玉女端坐)라는데 내 눈에야 옥녀도 옹녀도 보일 턱이 없다. 여기가 과연 이여송이 목숨마저 걸고 탐내던 천하의 길지(吉地) 맞나? 풍수들도 ‘명당이다’ 와 ‘아니 별 볼일 없다’ 로 갈리니 종잡을 수 없다. 풍수들이란 원래 누가 뭐라면 꼭 어깃장이다. 명당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시조 이래 안동 권씨가 명문거족(名門巨族)으로 자란 것은 분명한 팩트(Fact)다. 권태사 묘 다시 찾아낼 때 다른 데는 눈이 쌓였는데 여긴 없어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도 읽은 것 같은데 그건 아닌 듯하다. 사진에 보다시피 산소 자리에 눈이 소복하게 있으니 말이다. 권태사 묘 아래에 산소 2기가 더 있으니 중간은 안동 권씨 16세손 권옹(權雍), 맨 아래는 풍산 유씨 유중영의 묘다. 사진; daum 지도로 본 권태사 묘역 이제 실전된 권태사 산소를 다시 찾게 되는 경위를 살펴 보는데, 그 과정에서 아래 산소 2기가 더 들어서게 된 사유가 나온다. ================================== 공식 설명 격인 천등산기(天燈山記) ================================== 겸암 유운룡(謙菴柳雲龍)이 지은 천등산기(天燈山記)란 글이 있는데, ‘권태사묘를 어떻게 찾아 냈는가?’ 에 대한 설명은 대개 그 글 내용 대로이니, 발견 경위에 대한 거의 공식-Authorized 된 텍스트 같을 정도다. 이제 ‘천등산기’ 중 일부를 아래에 옮기는데, 풍산 유씨 금계재사 영모루 누마루에 겸암 13세손 되는 분이 해 놓은 국역문이 걸려 있어 그대로 차용했고, 필요한 한자는 한문 본을 참조하였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천등산기(天燈山記) …..전략(前略) …고려 때 권태사 행의 묘소가 이 산중에 있는데 육 칠백 년 동안 자손이 심히 번창하였으나 계장(繼葬)한 사람이 없어 산이 황폐하고 묘소가 묵던 중 성화년 (1465-1487) 간에 태사공 16대손 평창군사가 충주로부터 이조정랑 배소의 딸에게 장가들어 풍산현 하회촌에 와서 살았는데 하루는 여지승람을 보고 시조 태사묘 있는 것을 알았으나 비석이 없고 세월이 오래 되어 표식을 찾을 수 없어 풍수를 데리고 산에 올라 지석을 발견하고 봉분을 만들고 곧 돌을 세우려 하였으나 못다하고 돌아 가실 적에 자기 묘를 그 아래 써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부인 배씨가 공의 생존시 돌아 가셔서 태사묘 몇 걸음 앞에 썼던 관계로 공의 묘는 그 밑에 차례로 썼다. 그 뒤 평창공의 아들 유, 작 등이 평창공 묘전에 돌을 세워 세계를 자세히 기록하고 또 선인의 뜻에 따라 단갈(短碣)을 태사묘 앞에 세웠는데 그 뒷면 내용은 유작의 사위 이종준의 글과 글씨다…. 운운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태사공 16대손 평창군사란 권옹(權雍)인데 천등산기 한문본에는 18대손이나, 여러 가지로 볼 때 16대가 맞아 한글 번역하며 바로 잡은 듯하다. 다른 문건에도 18대손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겸암의 실수가 아니라 당시 안동 권씨 족보 정리가 그랬던 듯. 족보가 간행되지 않던 고려 시대 세계(世系)가 몇 대 왔다 갔다 하는 정도는 어느 집안이나 마찬가지다. 겸암(謙菴)은 징비록을 쓴 서애 유성룡(西厓柳成龍)의 형님으로, 두 형제는 권태사묘 찾은 권옹(權雍)에서 외손 쪽으로 6세손이다. 서애(西厓)는 그 외손 자격으로 권태사 비문을 지었는데, 내용은 형님 겸암의 천등산기와 같으니 이야기 줄거리 원본은 역시 하나다. 이상 천등산기 스토리는 안동 지역 진신(縉紳)들 사이에서 널리 통용되는 역사 정리지만, 점잖은 분들 이야기라고 꼭 맞다 는 보장은 없는 것으로, 정황상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여러 군데 있다. ------------------------------- 하나 권옹이 보았다는 여지승람 ------------------------------- 권옹이 읽었다는 ‘여지승람’이란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일 텐데, 1481년 완성하여 1486년 간행하였고, 명나라 성화 연간은 1465-1487이니, 읽는 것이 가능은 하나, 관에서 펴낸 서적이 오늘 날 잡지책 팔리듯 순식간에 보급 되었을까? 권옹이 평창군사 지넀다지만, 하회 있을 땐 벼슬 떠난 포의(布衣)였을 텐데, 방금 나온 관찬 서적을 본다? 나는 동국여지승람은 보지 못하고 신증동국여지승람을 찾아 본 바, 안동대도호부 편 총묘(塚墓)조에, “金宣平墓在府西古苔莊里, 張吉墓在府西城谷里, 權幸墓在府西本破谷里’ 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런데 저 ‘재부서 본파곡리(在府西本破谷里)’ 가지고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아무리 풍수 앞세운들 이 몇 글자 가지고 어떻게 알아내나? 내 경우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도 몇 년 거르면 풀과 넝쿨이 우거져 찾는데 애를 먹는데. 뭔가 보긴 보았을 텐데, 다른 문서 아닌가 한다. 여지승람이 갑자기 나올 수는 없고 지역 정보가 종합 되었을 것 아닌가? 다만 겸암이 천등산기 쓸 때는 이미 유명해 진 ‘여지승람’ 참조한 쪽으로 집단적 기억 정리가 이루어 진 것 아닐까? -------------------------- 둘 발견 했다는 지석(誌石) --------------------------- 이 부분 그냥 지석을 발견했다 만으로 설명 끝내 버리면 곤란하다. 묘비, 묘갈(墓碑, 墓碣)은 땅 밖에 세우지만 지석(誌石)은 산소 안에 묻는다. 우리나라 산소 광중(壙中)의 깊이가 대략 1.8m 정도고, 또 장사 때 덜구질로 땅을 다지니 웬만해서 밖으로 나오기도 쉽지 않다. 샅샅이 돌아 다닌들 땅 속에 묻힌 지석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또 나왔다는 그 지석(誌石)은 지금 어디 있는 것일까? 실물이야 다시 사라질 수 있지만, 글하는 선비라면 그 내용을 어딘가에 옮겨 적을 생각을 했을 것 아닌가? 그래야 경험 법칙에 맞지 않나? ----------------------------------------------------------- 셋 당시 이미 성화보가 간행 될 정도로 안동 권씨 종중이 활발한데, 찾은 시조묘를 왜 종중에 알리지 않고 혼자 관리할 생각 했을까? ----------------------------------------------------------- ---------------------------------------------------------- 넷 그 어렵게 찾은 시조묘 앞에 어찌하여 단갈(短碣)만 세웠을까? ---------------------------------------------------------- 자기 산소 앞에는 비석을 세웠으면서. ---------------------------------------- 다섯 왜 시조묘 밑에 줄줄이 산소를 썼을까? ---------------------------------------- 권옹이 돌아갈 적에 자기 묘를 그 아래 써 달라고 부탁했다지만 우리나라 풍수 관념으로는 그렇게 중요한 산소 아래 줄기에는 그 어떤 산소도 쓰지 못하게 막는 게 보통이다. 이건 어느 집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몰랐다면 몰라도 번연히 알면서, 시조묘 앞에 그것도 바짝 붙여서 쓸 생각, 거기에 외손 쪽 증손자(유중영)의 산소까지 다시 그 아래 쓰는 정황을 허락한다는 생각이 과연 가능한가? 이상 공식(?) 기록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 점이 여럿인데, 또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데 표면상 황당무계하지만 그걸 걷어 내면 의외로 생각해 볼 만한 점이 있어 옮겨 본다. 황당무계지만 오히려 정황상 들어 맞는 듯한 설화 아래는 인터넷에서 찾은 문건이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풍산 유씨 전서공 유종혜는 풍산현 내에 거주하다가 하회마을로 이주하여 친구 배상공과 함께 살면서 집과 전답을 나누어 살았다. 배상공의 아들 배소는 아들 배계종과 딸 세명을 낳았는데 배계종이 후사(아들)가 없어 대를 잇지 못하자 맏사위인 권옹(권양촌의 종질)이 처가의 재산과 제사를 맡게 되었다. 권옹은 딸과 아들 둘이 있었으나 아들들이 평안도로 이주하여 살게 되자 사위 유소(유종혜 손자)가 재산과 제사를 상속받게 된다. 그래서 풍산 유씨들은 친조상의 제사는 물론 외외조상(배씨)과 외조상(권씨)의 제사를 모시는 이른바 외외손봉사외 외손 봉사를 하게 되었다. 효종 때(1650) 안동 권씨와 풍산 유씨의 문중간에 목숨을 건 큰 싸움이 외손 봉사 때문에 생기게 된다. 현재 안동시 서후면 능골에는 안동 권씨 시조인 태사 권행의 묘 아래 권옹 부부의 묘가 합장되어 있고 그 아래에 유소의 증손 유중영 공의 묘가 있다. 유씨들이 권옹의 부인 묘를 가토하던 중에 흙을 모으기 위해 묘 위의 산을 파던 중 권태사의 표석이 나와서 권태사 묘임을 알고 권옹의 묘와 함께 관리를 하였다. 나중에 권씨 문중에서 권태사의 묘제를 찾아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묘를 찾고 보니 권태사의 묘 앞부분이 너무 좁아 조손들이 참배하기가 어려워 안동권씨 문중이 권옹의 부인묘를 이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풍산 유씨 문중이 이장을 거부하자 유씨와 권씨는 목숨을 걸고 단판을 하게 된다. 그 단판이란 것이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갈수 없는 ‘작두로 목을 자르는 것’이었다. 먼저 풍산 유씨 문중에서 ‘죽어도 산소를 옮길 수 없다’는 의미로 한 사람이 작두에 목이 잘렸다. 다음은 안동 권씨 문중의 한 사람 또한 ‘죽어도 산소를 옮겨야 한다.’는 의미로 죽었다. 그러자 풍산 유씨 문중에서 두 번째 사람이 나타나 또 죽었다. 그러나 안동 권씨 문중에서는 죽으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이 싸움은 일단 풍산 유씨가 이긴 것으로 끝이 났으나 그 뒤에도 두 문중 간에 시비는 계속 되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두 문중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유씨들은 권옹의 부인 묘를 권옹의 묘에 합장하였다… 운운…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한 사람씩 작두에 목이 잘리는 깡다구 시합은 황당무계 그 자체다.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를 로마 건국 로물루스 설화에서 읽은 듯 한데, 로물루스 이야기야 당연히 전설이다. 아득한 상고 시대도 아니고 16세기, 그 때면 우리 조선의 인문 정신이 아마 전세계적으로 앞서 있었을 텐데 그 따위 참혹한 짓이 일어 났다고? 일고의 가치도 없으나, 그 부분 빼면 나머지는 꽤 그럴 듯 하다. -------------------------------------------- 우선 지석(誌石) 발견 ---------------------------------------------- 권옹의 부인 묘를 가토하려고 흙을 모으기 위해 묘 위의 산을 파던 중 표석이 나와 권태사 묘임을 알았다는 쪽이 천등산기의 설명-산을 다니다 그냥 발견했다는 것보다 설득력 있다. 그래야 이야기가 되지 않나? 그런데 그 지석의 내용이 전해 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석이 아니라 지석의 일부라고 짐작되는 파편, ‘혹 태사묘 흔적이 아닐까?” 하는 추리는 할 정도의 파편이었을 것이다. ‘혹시?’ 하지만 더 이상은 불가하니 종중에 알리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야 혼자 관리하려 든 일이 설명된다. 또 권옹의 묘를 태사묘 앞인 줄 모른 채 썼다고 해야 이야기가 풀린다. 알고서야 그렇게 붙여 썼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권태사 묘 쪽으로 생각이 점점 굳어지면서 소문도 퍼지고 따라서 종중이 접수하려는 과정에서 말썽이 나고 해프닝 끝에 오늘 날과 같이 정리되었다는 설명이 천등산기 스토리보다 훨씬 개연성 높다. 이야기의 도입부-전서공 유종혜가 유씨네 하회마을 입향조가 되고, 권옹(權雍)이 배씨네 사위 되어 기업을 물려 받고, 다시 유씨가 권씨네 사위로 넘겨 받는 대목은 모두 실제 상황과 부합하는데 그 부분은 다음에 쓸 풍산 유씨(豊山柳氏)네 금계재사(金溪齋舍) 글에서 다루기로 한다. 또한 산소 관리를 두고 풍산 유씨와 안동 권씨가 다투는 것은 위 설화 말고- 역사라고 해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설화 성격이 강하다- 천등산기 후반부에 또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있는데, 외손 봉사가 자연스럽던 시대에서 남계 혈족 중심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파악한다. 이 길항(拮抗)도 역시 금계재사(金溪齋舍) 편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고 이 글은 이미 분량이 넘칠 정도가 되었으니 권태사 묘 발치에 있는 두 산소, 권옹(權雍)의 묘와 그 외현손 유중영(서애의 아버지)의 산소 사진 소개하고 끝낸다. 사진: 안동 권씨 16세손 권옹(權雍)의 산소 전경 바로 뒤가 태사묘인데, 모르고 저렇게 바짝 붙여 썼다고 해야 옳은 설명일 것이다. 비문에 夫人興海裵氏가 부(示+付) 되었다니 위 설화대로 합장한 것이다. 사진: 유중영의 산소. 권옹의 사위 유소의 증손으로 겸암과 서애의 아버지다. 금계재사(金溪齋舍)는 이 분의 제사를 받들기 위해 지었다. 비문에 벼슬이 황해도 관찰사 겸 병마수군절도사에 증직(贈職)으로 받은 의정부 영의정 겸에 무슨무슨 하다가 풍산부원군으로 세 줄이 넘게 적히니 풍산 유씨 네는 이 인물 시대부터 고관대작의 길로 완전히 들어선 듯 하다. 이상 ,
	2013-01-22 08:11:28 / 222.107.9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