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龍樵夫

남한산성 현절사(顯節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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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성 행궁 마을 로터리에서 동문 쪽으로 300 미터 가량 내려 오면 왼쪽으로 보건소와 현절사 팻말이 보인다. 팻말이 가리키는 골목엔 ‘한옥체험’ 간판 붙은 집이 여러 채 있고, 초입에서 털복숭이 강아지 한 마리가 나를 보고 괜히 짖어 대다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역시 촌 강아지 별수 없어 질겁을 하고 달아난다. 더 들어가니 현절사에서 무슨 ‘예절교육’ 한다는 광고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음… 현절사의 의미는 예절 하고는 방향이 약간 다르거늘… 옛날 패러다임이 다 무너진 마당에 새삼 그 예절은 배워 무삼하리오? 전철이나 버스에서 핸폰으로 쉴새 없이 재잘거려 정신 없게 굴지나 말았으면. 어쨌거나 플래카드에서 오른 쪽 완만한 오르막 100 여 미터에 현절사(顯節祠)가 보이기 시작한다. 현절사(顯節祠) 앞은 올 때 마다 늘 적막(寂寞)하다. 남한산성을 찾는 그 많은 등산객들이 관심 갈 데가 이 현절사에는 없는 것일까? 현절사는 중,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도 나오는, 따라서 우리 한국인 대부분이 ‘옛날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더라’ 정도는 들어 보았을 ‘삼학사(三學士)’를 위한 사당이다. 하긴 아무리 그래 봐야, 겉으로 보기에 그저 그런 기와집일 뿐이다. 그래도 나는 이곳의 고요함과 우거진 숲에서 풍기는 상쾌한 냄새, 그리고 사당(祠堂)이란 말에서 연상되는 왠지 음산한 이미지가 좋은데, 그걸 제대로 느끼자면 한낮보다는 아침나절이 좋을 것 같다. 문이 늘 잠겨 있어 들어 갈 수도 없지만, 들어간들 별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 삼학사(三學士) ================= 현절사에 모신 ‘삼학사’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 가 처형당한 세 사람, 홍익한(洪翼漢: 1586-1637), 윤집(尹集:1606-1637), 오달제(吳達濟:1609-1637)다. 후에 김상헌(金尙憲: 1570-1652)과 정온(鄭蘊:1569-1641) 두 사람을 추가하여 배향(配享)한다. ========================= 항복(降伏)에 이르기까지 ========================= ------------------------ 병자(丙子)년 12월 14일 ------------------------ (*)음력 12월 14일은 다음해 1월이다. 따라서 간지(干支)는 병자지만 서력으로는 1637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더 따지지 않고 병자호란하면 괄호 열고 그냥 1636년으로 적어 버린다. 이날 오전 인조(仁祖)는 종묘의 신주와 왕자와 비빈을 강화로 먼저 보낸다 오후가 되어 역시 모두 강화로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논의에 따라 숭례문을 막 나서는데 탐졸(探卒)이 달려와 이르기를, 적의 선봉이 홍제원(弘濟院) 까지 왔고, 또 한 부대가 강(江)가로 가서 강화 가는 길을 끊었다고 한다. 이에 임금의 행차는 방향을 남한산성으로 돌려, 14일 이경(二更; 밤 9-11시) 산성의 남문으로 들어 간다. 오늘 날 남한산성을 찾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낮으냐며 우습게 보지만 그렇게 허술한 성은 아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청군이 병기의 날도 대어 보지 못한 성’이라고 하였고, 청나라 장군들도 ‘이 성의 험함은 참으로 천연적이다. 만일 공격하여 멸망시키고자 한다면 반드시 죽고 상하는 자가 많을 것이니, 성이 스스로 마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겠다’고 하였다. 남한산성 자체는 공격하기 어려운 성이었다. 또 인조를 따라온 사람이 13,880 명에 그 중 병사가 대략 12,000으로 성을 지키기에 충분한 인원이 있었으나, 문제는 양식(糧食)이었다. 성에 들어 오자마자 비축 양식을 점검할 때 먹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호조판서 김신국의 판단으로는 한달 분이었다. ----------------------- 정축년 1637년 1월 2일 ----------------------- 경상 좌우병사 병력이 쌍령(광주에서 곤지암 넘어가는 고개)에서 패하였다. 이로써 각지에서 온 근왕군(勤王軍)이 다 실패하니 외부 구원의 희망은 사라졌다. ------------------------ 정축년 1637년 1월 19일 ------------------------- 적이 홍이포(紅夷砲)를 성안으로 쏴 대기 시작했다. 연려실기술이 서술하기를 ‘탄환의 크기는 모과와 같고 능히 수십 리를 날 수 있었는데, 매양 행궁(行宮)을 향해 종일토록 끊임없이 쏘았다. 탄환의 위력은 사창(司倉)에 떨어져 기와집 세 채를 꿰뚫고 땅 속으로 한 자 가량이나 들어가 박힐 정도였다’ 라고 하였다. 수십 리는 과장이지만, 홍이포를 거치한 벌봉에서 성안으로 쏘기는 충분했다. ============================================ 정축년 1637년 1월 23일 군심(軍心)이 흔들리다. ============================================= 죽에 간장인 끼니마저 줄어들고, 변변한 옷도 없이 눈비 맞으며 지키느라 몸이 얼고 동상에 손, 발가락이 떨어지고, 홍이포탄은 성 중으로 날아드는데, 묘당(廟堂)의 문신들은 ‘화친(和親)하려는 자를 목 베소서’ 하는 소리를 계속 하니, 장졸들이 행궁 아래에 와서 ‘사세가 이미 더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문사들은 고론(高論)만 일삼고 있으니, 문사들에게 지키고 막도록 하소서.’ 한다. 이에 승지 이행원(李行遠)이 ‘비록 위태롭고 급박한 날을 당했더라도 대내(大內)가 멀지 않은 곳에서 어찌 감히 이런 짓을 하는가’ 하고, 칼을 뽑으니, 장수와 사졸들이 말하기를, ‘승지가 칼을 뽑으니 용맹하다고 이를 만하다. 그러나 적을 베는 데는 용감하지 못하고 도리어 죄 없는 사람의 목을 베려 하는 가. 승지는 재주와 꾀가 있는 것 같으니 만일 오랑캐의 진중에 데리고 가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속히 나오라. 속히 나오라.’ 하여, 동료들이 권하여 이행원을 피하게 하였다. 이날 일을 두고 ‘하마터면 전조(前朝) 의 화를 면하지 못할 뻔하였으니, 위태하고 위태하다.’고 기록하였으니 ‘전조의 화’란 고려 때 ‘무신란’을 말함이다. ------------------------ 정축년 1637년 1월 26일 ------------------------ 지난 1월 22일 강화도(江華島)가 함락(陷落)되었다는 소식이 적장 용골대(龍骨大)에 의하여 성중에 전해 진다. 강화도는 오늘 날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난공불락이었다. 해협이 비록 좁지만 조류가 급하고 바닥에 암초가 널려 있어 물길을 잘 아는 뱃사공마저 배를 난파시키기 일쑤였다. 또 지금은 간척 공사에 제방 공사를 다 해 버려서 짐작하기 어렵지만 옛날엔 전부 뻘이라 기껏 건너와도 발 디딜 데가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지키는 사람이 일을 어느 정도는 해 줘야지, 영의정 김류(金瑬)의 아들로 강도검찰사(江都檢察使)가 된 김경징(金慶徵)이 문제의 인물이었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경징은 스스로 강화도를 금성 탕지(金城湯池)로 믿고 적이 날아서 건너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날마다 술만 마셔 대며 주정을 일삼았다….. …. 그때 갑곶(甲串) 이하에서 연미정(燕尾亭) 이북 사이에는 일찍이 몽둥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조차 하나 없었다. (연려실기술)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몽둥이 가진 사람 하나 없다면 아무리 금성탕지라도 어쩌겠나? 막상 적이 건너오자 김경징(金慶徵)은 겁에 질려 창고에 숨다가 “나는 성으로 돌아가서 지킬 계책을 세우겠다”며 가 버리고, 김상헌의 형 선원 김상용은 읍성 남문 화약 상자에 걸터앉아 담배나 한 대 태울란다 하다가 불을 던지니 사람도 문루도 다 날아가 버렸다. 이렇게 강화 섬이 떨어지고 봉림대군-후일 효종과 인평대군, 빈궁과 그리고 대신들의 가족이 함빡 사로잡혔다. (소현세자는 남한산성에 있었다.) 근왕군도 다 실패하고, 홍이포탄은 매일 성중에 떨어지고, 군심은 흔들리고, 양식도 다 되었는데, 강화도 가족들마저 사로잡히니, 이제 더 이상 버틸 희망도, 기운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 정축(丁丑: 1637)년 1월 30일 ----------------------------- 인조는 성에 들어 온지 47일만에 산을 내려가, 삼전도(三田渡: 지금 송파구 삼전동) 청 태종-홍타이지 본진 수항단(受降壇)에서 세 번 무릎을 꿇어 절하고, 꿇을 때 마다 머리를 세 번씩 땅에 짓찧는 삼궤구고두(三궤九叩頭)의 예를 행한다. ================== 척화신(斥和臣) =================== 1월 30일 성문을 나가기 전부터 항복 교섭은 시작되어 있었다. 청(淸)이 요구한 항복 조건 중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왕자(王子)와 척화신(斥和臣)을 내 놓으라는 것이었다. ============================== 정축(丁丑)년 1637년 1월 21일 ================================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조선 국왕 신 아무개는 삼가 대청국(大淸國) 관온인성황제(寬溫仁聖皇帝) 폐하에게 글을 올립니다. … 중략(中略) 화친을 배척한 제신(諸臣)의 일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중략(中略)….. 지금 이 무리들의 본정(本情)을 생각해 보면, 식견이 치우치고 어두워 천명(天命)이 있는 곳을 모르고 마음속으로 옛날의 습관만 융통성 없이 지키려고 하다가 그렇게 된 데 불과합니다. 이제 폐하께서 바야흐로 군신의 대의로 한 세대를 감화시킨다면, 이와 같은 무리도 당연히 불쌍히 여겨 용서하는 가운데 포함시켜야 될 듯합니다. 삼가 생각건대 폐하께서 하늘과 같은 도량으로 이미 국군(國君)의 죄를 용서해 주신 이상, 보잘것없는 이들 소신(小臣)을 곧바로 소방의 정형(政形)으로 다스리도록 회부해 주신다면, 관대한 덕이 더욱 나타날 것이기에 아울러 어리석은 견해를 진달하며 폐하의 결재를 기다립니다.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숭덕(崇德) 모년 월 일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인조가 보낸-이라기보다 ‘바친’ 편지로, 숭덕(崇德)은 청나라 태종의 연호다. 수백 년 흘러 관계 당사자 다 죽고 없는 지금 읽어도 기분 더럽다. 청 태종의 이름 ‘홍타이지’는 한자로 보통 황태극(皇太極)으로 쓰나 우리나라에서는 홍태시(紅泰豕: 붉은 큰 돼지)로 적기도 한다. 이 ‘붉은 큰 돼지’를 관온인성황제(寬溫仁聖皇帝) 폐하로 부르고, 온갖 아양을 떨어야 했으니, 스스로 문명(文明)세계, 소중화(小中華)를 자부하던 조선 사대부들은 정신적으로 공황(恐慌)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숭정후(崇禎後) 몇 년 하는 괴이한 표기를 200년이나 계속한 것 아닐까? 어쨌든 척화론자를 내 주어야만 하는데, 누구를 내 주느냐가 문제로 떠 오른다. 당시 상황을 보면 청나라가 지명하지 않았고, 몇 명이라고 못 박지 않았으니 조선이 알아서 내 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영의정 김류(金瑬 : 강화검찰사 김경징의 아버지)는 김상헌(金尙憲)을 포함한 열 사람의 명단을 작성한다. 이에 대해 산성일기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쳥음(淸陰)의 말삼이 김뉴(金瑬)를 침노한 연괴러라 …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김류가 자기를 계속 나무라는 김상헌(金尙憲)을 넘기려 했다는 말인데, 산성일기는 청음 김상헌의 조카나 아무튼 그쪽 집안 누군가가 쓴 기록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여러 정황을 볼 때, 김류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그 기회를 틈타 숙청하려 한 것은 틀림없다. 2007년인가 진실화해위에서 80년 신군부(新軍部)의 언론 탄압 건으로 발표문을 낼 때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었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언론인 강제 해직 때 언론사 사주나 간부들이 어떤 구실을 했는지, 왜 해직자 규모가 애초 신군부의 계획보다 크게 늘어났는지 등….. “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해직자 규모가 신군부 계획보다 크게 늘어난’ 부분을 부연 설명하면, 1980년 신군부-보안사에서 쫓아낼 기자 명단을 언론 각 사에 내려 보낸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실제로 잘린 사람이 보안사 명단 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곧 언론사에서 평소 마음에 안 드는 기자를 보태서 솎아 냈다는 뜻이다. 해당 언론사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하니 진실을 밝혀 내기는 쉽지 않겠다. 그러나 격동의 현대 한국 정치사를 겪은 사람들은 그런 일도 있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것이다. =================== 화중지율(火中之栗) ==================== 불 난 집 불로 밤과 오징어 구워 먹고 싶은 인간은 언제나 있으니, 병자호란 때 김류가 그 비슷한 일을 하려 한 듯 하다. 그러나 1980년과 달리, 정축년 1637년에는 김류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류가 대체 무슨 짓 하려는가 하는 조정 중론이 일고, 마침내 대사간 박황이 김류(金瑬)에게 말하기를 ‘비록 두엇이라도 책임을 면하거늘, 어찌 여러 사람 내 보내려 하느냐? 오달제와 윤집이 당초에 상소하여 힘써 척화(斥和)했으니, 이 둘을 보내기도 차마 못할 일이지만, 많이 보내기 보다는 나으리다.’ 하여 홍익한, 오달제, 윤집 세 사람을 보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홍익한(1586-1637)은 당시 쉰 둘이니 연령적으로 척화의 중심이라 할만하나 오달제(1609-1637), 윤집(1606-1637)은 각 29, 32세로 젊다 못해 어린 나이로, 강경하게 글을 썼을지는 몰라도, 논의에 중심에 서기는 어려웠다. 유백증(兪伯曾)의 상소에 “화친을 배척한 사람을 보낸다면 묘당이 당하는 것이 옳을 것인데, 젊은 사람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 라는 구절이 있다. 정 그렇다면 자기가 가면 되지 (당시 전부 척화파였고, 인원수 채우면 되니) 말로만 ‘젊은 사람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하면 뭐 하나? 인조(仁祖)도 두 사람 보내면서 엄청 미안했던 모양이다. 윤집, 오달제가 끌려 가기 전 인조(仁祖)를 만나는 장면이 다음과 같다. (홍익한은 당시 평안도 쪽에 있어 별도로 끌려 간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이 날 윤, 오 이공(二公)이 쟝차 젹진의 나갈 새, 기색이 종전과 여샹(如常)하더라. 샹이 인견(引見)하시고 술 먹여 니별하여 갈오샤 "너희 부모 쳐자를 당당이 종신(終身)토록 도라볼 거시니 이는 념녀치 말라" 하시더니…. (산성일기에서)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지금 와서 삼학사와 김상헌으로 대표되는 우리 조상들이 왜 그렇게 요량도 없이, 꽤도 없이, 대책도 없이 척화를 주장했는지? 명나라가 뭐라고 그렇게 목 매달았는지?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할 수는 없고, 또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면서 직계 조상을 욕부터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신라, 고려 때 조상도 우리 조상이지만 너무나 아득한 먼 옛날이고, 우리가 그 생애와 감정과 묻힌 무덤까지 알고 있는 조선 후기 조상이야말로 우리의 직계 조상이란 뜻이다. 언제 어느 때던 신념을 따라 죽는다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데, 현절사는 비록 우리가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는 믿음이긴 하지만 그 때문에 죽음을 택한 이들의 사당이다.
	2012-07-03 22:58:41 / 222.107.96.86